현대사진을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현대사진은 ‘연출사진, 사적 다큐멘터리, 무미적(無味的) 풍경, 미술 + 사진’식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단, 여기서는 현대미술로서 두드러진 담론을 형성하고 있는 사진에 국한됐음을 밝혀둔다.
1. 연출사진
연출사진은 ‘Making Photography’ ‘Constructing Photography’ ‘Tableau Photography’ 등으로 불린다.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부터 급속히 확산됐다. 대부분 연출사진은 전통적인 다큐멘터리와 달리 작가의 의도로 사진적 상황이 부여되고 그에 따라 내러티브가 생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2. 사적 다큐멘터리
사적 다큐멘터리는 ‘Intimate Life’ ‘Personal Documentary’ 등으로 불리며, 전통적 다큐멘터리가 보여주는 공적인 성격을 배제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삶의 유형을 기록하거나 사회의 ‘마이너리티’를 폭로하는 입장을 취한다.
3. 무미적 풍경
‘Deadpan’이라고도 불리는 무미적 풍경사진은 문자 그대로 아무 맛도 느낄 수 없는, 즉 작가의 주관적 판단과 사적 인상을 배제하고 철저히 객관화된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사진이다.
연출사진의 예인 작가 그레고리 크루드슨의 작품 ‘Twilight’ 시리즈 중 일부. 이 작품은 영화 제작 때나 볼 수 있는 대규모 세트를 구성하고, 전문 연기자가 참여하며, 작가는 감독 처지에서 특정 서사를 연출한다.
미술의 성격과 사진의 성격이 혼재한 작품을 이른다. 이 부류의 작품에서 사진은 더는 전통적 방식의 수법을 고수하지 않고, 유연하게 매체를 다룬다. 기획화된 전략을 가지며 우리의 일반 정서와 사회적 인식에 관한 해체적 담론을 환기하는 유의 작업이 주를 이룬다. 이 계열의 작가는 크게 전통미술을 배경으로 하는 작가와 사진을 배경으로 하는 작가로 나뉘며, 대부분 전자의 경우 사진을 오브제 혹은 미술 표현의 한 재료로 이용한다면 후자는 사진 문법을 유지하는 가운데 사진적 이미지를 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술 기법을 차용한다.
예전과는 달리 미술계가 사진을 적극 수용하고 있는 지금, 사진작가들 역시 자신의 이미지를 ‘예술(Fine Art)’로 여기는 것을 바람으로 갖게 됐다. 이 글이 현대사진에 대한 여러 논의를 통해 사진 영역에 존재하는 많은 예술적 동기와 다양한 표현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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